최근에 KT에서 mVoIP (모바일 음성 인터넷 프로토콜) 사용량에 제한을 걸어서 여기저기 말이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처음에는 제가 이 문제에 대해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스카이프나 수다폰을 설치만 해놓고 이용은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몇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고 통화품질도 불만족스러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Viber 어플이 등장하면서 갑자기 판세가 달라졌습니다. 처음 사용해본 저는 거의 혁명 수준이라 느꼈습니다. 스카이프나 수다폰보다 훨씬 편리하고 통화품질도 최상이었습니다. 아마 그래서 KT가 갑작스레 긴장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KT의 이번 조치가 충분히 이해될 만큼 Viber 어플의 통화품질과 편의성은 놀랍다 못해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아직은 아이폰에서만 가능하지만, 곧 안드로이드 버전도 나온다고 합니다.)

제가 그동안 스카이프를 사용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상대방이 로그온 상태이어야만 전화를 걸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스카이프로 통화를 하려면 먼저 친구한테 문자를 보내서 로그온 하라고 말을 해놓고, 스카이프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매우 불편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나왔던 수다폰은 물론 스카이프보다는 나았습니다. 로그온 상태가 아니더라도 먼저 전화를 걸면 알아서 푸시가 갔기 때문에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수다폰의 통화품질이 불만족스러웠고, 푸시가 잘 가지 않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거의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Viber 어플이 나오면서 이 모든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정말 제가 통신사업자라도 두려움을 느낄 정도의 품질이었습니다. 물론 일반 전화보다는 품질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 거의 8~90%에 가까운 품질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사용법도 얼마나 편리한지... 일단 회원가입 절차가 없습니다. 그냥 어플을 설치한 다음 자신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확인코드 문자가 하나 날아옵니다. 그걸 입력하면 끝입니다. 복잡하고 귀찮은 회원가입 절차가 따로 없습니다. 게다가 기존 전화번호부 목록에서 Viber를 활성화 한 사람들은 자동으로 다 표시가 됩니다. 기존에 아이폰에서 사용하던 전화번호 목록을 있는 그대로 사용합니다. 인터페이스 또한 거의 동일합니다.


게다가 수다폰에 비하면 푸시가 오는데 걸리는 딜레이도 거의 없습니다. 일반 전화보다 아주 약간의 딜레이가 있을 뿐입니다. 친구랑 몇번 통화해봤는데 거의 10초 안에 전화를 받더군요.


이 Viber 어플이 뭐가 문제인가? 사실 저는 이제 통신사들이 mVoIP 사용량 제한보다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바로 지금이 생사의 기로에 놓인, 사상 최대의 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제 친구랑 두시간정도 스타크래프트를 같이 했는데 Viber로 대화하면서 게임을 했습니다. 예전에는 네이트 토크온을 사용했습니다. 친구가 방을 만들면 제가 거기로 들어가서 음성채팅을 했죠.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냥 Viber로 전화를 바로 걸면 됩니다. 아이폰에 제공되는 이어폰을 끼면 즉석에서 바로 헤드셋 모드가 됩니다. 귀찮게 토크온으로 로그인한 다음 방제를 찾아가서 비번을 입력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냥 전화만 걸면 끝입니다.

연인사이의 통화는 어떨까요? 보통 연인들은 밤에 잠들기 전에 누워서 통화를 하죠. 길게 하면 한두시간이 훌쩍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커플요금제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Viber 어플을 이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밤새도록 마음대로 통화할 수 있습니다.  mVoIP 사용량을 제한하는데 어떻게 밤새도록 통화를 하냐구요? 당연히 저는 와이파이를 말한 것입니다. 집에 무선공유기만 달아놓으면 언제든지 와이파이를 통해 무제한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저는 Viber 혁명이 단순히 3G에서의 mVoIP 사용량을 제한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무서운 것은 와이파이입니다. 요즘 무선공유기 하나에 3만원도 하지 않습니다. 집에 인터넷이 안 되는 분들은 거의 없죠. 무선공유기 하나만 달아주면 집에서 하루종일 공짜로 전화하게 되는 세상이 온 것입니다.


작년에 제가 미국 갔을 때 SKT의 자동로밍을 조금 사용했기로서니, 전화요금이 16만원 넘게 나왔다고 깜짝 놀랐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제가 지금 다시 미국으로 간다면? 와이파이 되는 지역에 가서 Viber로 통화를 할 것입니다. 국제전화? 로밍? 필요없습니다. 인터넷만 되는 환경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무료로 Viber를 이용해 통화할 수 있으니까요.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 =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환경 

앞으로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은 더더욱 확대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점점 더 증가할 것입니다. 게다가 Viber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분명 Viber보다 더 뛰어난 통화품질을 보여주는 서비스들이 앞으로 속속히 등장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통신사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우리들의 모바일 생활은 어떻게 바뀔까요? 일이 매우 흥미롭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피할 수 없는 고통이라면 차라리 즐겨라' 는 말이 있습니다. VoIP는 앞으로의 대세입니다.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막으려고만 시도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VoIP를 활용해서 돈을 벌 수 있을까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과거 아이폰의 국내 도입을 막으려 노력했던 대기업과 이통사들, 결국 지금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똑같은 과오를 범해서는 아니될 것입니다. 지금은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오늘부터 며칠간 지방에 내려가 있을 예정입니다. 따라서 답글은 달아드리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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