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이얀7(이준호)님 댓글 참조하여 잘못된 내용 수정하였습니다.


아직 아이폰 4를 구매하지 않았거나 차수를 기다리시는 분들은 아마도 이 데스그립 문제에 관심이 높으실 것입니다. 국내 환경에선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플웨즈 테스트를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이미 데스그립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저 역시 이 점이 궁금했기 때문에 직접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지칭하는 용어는 데스그립보다 데스스팟이 적절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아래 내용부터는 데스스팟으로 지칭하겠습니다.

일단 이 데스스팟 문제는 신호가 강한 지역에선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미국은 땅덩어리가 워낙 넓어서 통신망 구축이 우리나라처럼 조밀하게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우리나라에선 웬만한 지역은 신호 강도가 세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하필 제 방에선 안테나가 3개 뜨는군요. 위 사진에서도 3개인데 좀 더 가까이서 찍어봤습니다.






뭐 막대가 3개 뜬다고 통화하는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1개만 떠도 통화는 웬만큼 잘 됩니다. 다만 1개일 경우 신호가 많이 약한 지역이니 언제든지 끊길 수 있다는 불안감은 있겠지요. 아무튼 제 방에서 그냥 두면 이렇게 3개가 뜹니다.

그런데 아이폰 4에는 안테나 2개가 만나는 지점이 있습니다. 좌측면 하단부 검은색 직선이 보이시죠?






바로 저 지점이 흔히들 말하는 데스그립을 유발하는 곳(데스스팟)인데, 문제는 왼손으로 통화하는 분들은 (저는 오른손잡이지만 통화는 보통 왼손으로 합니다.) 통화시에 저 지점을 손으로 덮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이죠.






특히나 저는 저기 엄지손가락 아래쪽에 살이 많아서 그런지 저 부위를 완전히 덮고 있습니다. ^^;; 아무튼 이렇게 저 부위를 손으로 덮어버리면 두개의 안테나가 신호 간섭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신율이 급락하게 됩니다. 제 방에선 신호가 1칸으로 뚝 떨어집니다.






조금 멀리서 한손으로 쥔 전체화면을 찍어봤습니다.






이렇게 데스스팟을 손으로 쥐는 경우 신호가 떨어지는 문제는 아이폰 4의 설계 구조상 어쩔 수 없습니다.


두개의 안테나가 만나는 부위에 손이 닿으면 전기가 통하기 때문에 신호 간섭이 발생합니다. 항간에는 아이폰 4 개발 과정에서 이 문제점이 내부적으로 제기되었고 절연을 위해 범퍼로 덮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디자인 문제로 잡스가 거절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왼손으로 통화하는 경우 저렇게 쥔다고 보면 이 데스스팟 문제는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부분입니다. 게다가 제가 직접 친구랑 통화 테스트도 해봤습니다. 물론 일부러 저 부분을 꽉 누르고 통화했지요. 설마 설마 했는데 안타깝게도 통화품질이 많이 떨어지고 종종 끊겨서 들렸습니다. 물론 신호가 아웃되지는 않았고 1칸은 계속 유지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데스스팟 문제를 피할 방법은 없을까요? 일단 간단 해결책은 저 부분을 너무 세게 쥐지 않으면 됩니다. 그냥 살짝 쥐고 통화하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사실 제 방에선 살짝 쥐어도 1칸이 뜨는데 그래도 통화하는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일부러 세게 쥐었을 때만 통화품질이 떨어졌구요.

또한 아래 사진처럼 손을 약간 위로 올려서 윗 부분을 잡으면 됩니다. 그러면 저처럼 엄지손가락 하단에 살이 많아서 통통한 사람도 데스스팟을 덮지 않고 통화할 수 있습니다.






저렇게 잡으니 보시다시피 신호가 정상적으로 3칸 뜨죠?

또다른 방법은... 오른손으로 통화하면 되겠습니다. 오른손으로 잡으면 저 부분을 손가락으로 완전 덮을 일이 잘 없기 때문에 수신율 하락 문제를 겪을 확율은 줄어들게 됩니다. 실제로 제가 손가락으로 살짝 덮어봤는데 신호는 3칸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국내 환경에서도 데스스팟 문제는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1. 오른손으로 통화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2. 왼손으로 통화하더라도 데스스팟을 일부러 꽉 누르지 않으면 통화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3. 케이스나 범퍼를 씌우면 데스스팟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절연체로 덮어주어 손이 닿지 않기 때문이다. 


저 역시 범퍼나 케이스를 하나 구매할 생각입니다. 데스스팟 문제 때문이 아니라 충격완화 효과도 있고 폰 꾸미기 효과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10년 넘게 폰을 사용하면서 케이스를 사용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이번 아이폰 4는 웬지 특별한 느낌도 있고 애착이 많이 가는 제품이라 범퍼나 케이스를 씌워 사용할 생각입니다.




제 글 하나만 가지고 일반화를 하시면 안 됩니다. 제 친구 3GS 경험을 보니 똑같은 지역에서 똑같은 아이폰인데도 수신율 차이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즉 수신율은 그 동네 신호도 중요하지만 폰 뽑기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살고있는 지역에서 KT 신호가 원래 약하기 때문에 3칸이 뜨는 것인지 아니면 제가 뽑은 아이폰 4 문제로 수신율이 낮게 잡히는 것인지 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어쨌든 수신율이 풀로 차지 않는 경우 이 데스스팟 문제는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살고있는 지역에서, 자신이 소지하고 있는 폰에서 데스스팟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데스스팟 문제는 없다고 일축하면 안 되겠지요? 마찬가지로 자신의 폰에서 데스스팟 문제가 발생한다고 모든 지역의 모든 아이폰 4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판단해서도 아니될 것입니다. 실제로 데스스팟 문제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분들도 많이 계시니까요.

하지만 이 데스스팟 문제는 사실 아이폰 4의 설계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점 애플도, KT도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케이스를 씌운 상태에서도 일상적인 통화가 불가능할 정도의 문제를 겪는 분이 만에 하나 있다면 KT가 그 지역에 중계기를 증설하거나, 만약 그 폰 자체 결함이라면 무료로 교환해주는 정도의 조치는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겨우 4만명 조금 넘게 개통했으니 아직까지 이 문제가 크게 이슈화 되지는 않겠지만 분명 전국적으로 보급이 확대될 수록 데스스팟 문제를 호소하는 분들은 어느정도 늘어날 것입니다. KT는 이번 5.5 요금제 데이터 무제한 도입 문제에서 경험했듯이 고객의 소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아이폰은 분명 좋은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A/S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애플을 싫어했던 분들도 많았습니다. 거만하다 불리우는 애플에 소비자가 상처받지 않도록 KT는 중간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으로 아이폰 4 데스스팟 문제에 관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