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앞 글에서 제가 샌디브릿지를 구매할 생각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과연 일반인들에게 고가의 CPU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컴퓨터를 잘 모르는 분들은 CPU의 성능이 높고 메모리 용량이 많으면 인터넷 창이 팍팍 뜨고 프로그램 실행도 클릭하자마자 바로 열리는 줄 착각하십니다. 물론 어느정도 CPU의 성능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듀얼코어 급의 CPU를 사용하고 계시다면 더 이상의 성능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동영상 인코딩이나 렌더링처럼 전문 작업으로 먹고 사는 분들이라면 고사양 CPU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또는 최신 3D 게임을 풀옵션으로 돌리고 싶다면 고가의 VGA 못지 않게 고성능 CPU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펜티엄 4 컴퓨터에다 60만원대 GTX580을 달아봐야 제 컴퓨터에 10만원짜리 GTS250을 단 것보다 성능이 더 낮게 나옵니다. 그만큼 3D 게임에는 VGA 뿐 아니라 CPU의 성능도 중요합니다.



일반인들이 고사양 CPU를 찾는 이유는 사실 대부분 게임 때문입니다. CPU 뿐 아니라 비싼 VGA 역시 게임 때문에 필요하지요. 어떻게 보면 컴퓨터 사양의 진화를 이끌어내는 요소가 바로 게임의 발전이 아닌가 싶습니다. 게임 제조사들과 컴퓨터 하드웨어 업체들은 밀월관계에 있는 것이죠.

하지만 단순히 인터넷 창이 빠릿빠릿하게 뜨고 프로그램을 더블클릭 했을 때 바로 뜨는 그런 환경을 원한다면 CPU를 업그레이드 할 것이 아니고 SSD를 구매하셔야 합니다. 아무리 CPU의 성능이 좋아도 일반 하드디스크를 사용한다면 느려터진 속도 때문에 처리시간 단축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일단 하드디스크에서 데이터를 읽어야 CPU가 그걸로 처리를 하든지 말든지 할 터인데, 하드디스크에서 자료를 보내주는 속도가 워낙 느리다보니 CPU는 룰루랄라 놀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노트북 하드에서 쉽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프로그램을 다중으로 돌릴 때 자주 느끼실 것입니다. 계속 하드디스크 읽는 드르륵 소리가 나면서 모래시계만 돌아가는 상황 말이죠.

더 빠른 체감성능 향상을 원하신다면 CPU 업그레이드가 아닌 SSD 구매를 고려해보세요. 이미 저의 조언을 듣고 SSD를 구매하여 신세계를 경험하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가격이 부담된다고 하는데 요즘 삼성 S470 64GB의 경우 14만원대까지 떨어졌더군요. (제가 구매할 때는 19만원대였는데 ㅠㅠ) CPU를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리거나 3D 게임의 프레임을 올리기 위함이 아니라면 SSD만큼 체감성능을 향상시켜줄 장치도 없습니다. OS 용도로 사용하기엔 64GB도 충분합니다. 게임을 많이 하는 분들이라면 C 드라이브에 게임을 많이 설치하실 테니 넉넉하게 128GB로 가셔도 좋구요.



며칠전에 친구가 직장상사로부터 컴퓨터 견적을 부탁받았는데 본체를 45만원 정도 생각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거기에 SSD를 달아줬습니다. 일단 그 직장상사분은 50대 어르신이라 게임은 전혀 안 하시고 인터넷 창이랑 워드프로세서만 빠릿빠릿하게 뜨면 좋은 컴퓨터인줄 아십니다. 사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선 딜레이 없이 창이 바로바로 뜨는게 좋은 컴퓨터의 기준이 될 수 있죠. 아마 대부분 그럴겁니다.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하는 이유가 특별하지 않더군요.

"부팅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 바탕화면 진입 후에 작업 표시줄 우측에 프로그램도 너무 많이 뜨고, 인터넷 창을 열었을 때 홈 페이지가 뜨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래서 제가 추천해준 견적입니다. 어차피 부팅 빠르게 되면서 인터넷 창이랑 한글, 오피스 창이 팍팍 뜨는 환경을 원하는거니 사무용 듀얼코어 견적에 SSD만 추가해줬습니다.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계획중이라면 꼭 SSD를 고려해보세요. 물론 아직까지는 SSD의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지시겠지만, 다른 부품들에 비해 SSD만큼 실사용시 체감성능 향상에 도움되는 것도 없습니다. CPU나 메모리 업그레이드는 그 다음이라 생각합니다. 전문 작업이나 고사양 3D 게임을 즐기지 않는 이상 듀얼코어 CPU에 2GB 메모리 정도만 되어도 컴퓨터 사양은 충분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