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키메데스가 발가벗고 유레카를 외쳤을 때의 기분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지만 뭔가 오랬동안 고민해왔던 것이 해결되는 순간의 희열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겐 말로 설명하기 힘들겠죠.

 

그동안 윈도우 7 하드에서 설치하기 방법에서 버추얼 FDD의 문제 때문에 아쉬움을 토로하시는 분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저는 항상 다른 방도를 찾아보려고 아이디어를 떠올려 봤지만 마땅히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더군요.

 

윈도우 7과 비스타의 설치방식은 PE 부팅에 만능이미지 WIM 이미지 파일을 하드에 풀어놓고 개별셋팅을 하는 것이라고 제가 자주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하드에서 설치하기 방식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PE로 진입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기존에 소개해드린 방법은 버추얼 FDD와 리눅스 부트로더인 GRUB를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구버전의 버추얼 FDD는 최신 윈도우 7에서 작동하지 않는 분들이 종종 계셨고 따라서 그런 분들은 GRUB 부팅을 간편하게 사용하는 방식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왜 꼭 GRUB를 사용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 말이죠. 우리에겐 BCD가 있으니까요!!! 제가 며칠동안 BCD랑 VHD 관련해서 글을 계속 올리면서도 등잔 밑이 어두웠습니다. 맨날 보는 BCD였는데 이 생각을 못 했던겁니다. 맨날 보는 윈도우 7 ISO 파일이고 맨날 보는 BCD인데... 윈도우 7 ISO 파일 역시 안에 보시면 boot 폴더와 bootmgr 파일이 있습니다. 즉 이놈도 결국 BCD 부팅이라는 말이죠. 따라서 BCD를 편집하면 충분히 PE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먼저 시도해본 방법은 boot.wim 파일을 하드에 풀고 BCD에 엔트리를 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참 그럴듯하게 느껴졌는데... 결과는 실패. 이상하게 winpeshl.exe 파일 어쩌구 오류가 나면서 끝나더군요. 그래서 또 고민을 해봤죠. 그러다 문득 떠오른게 바로... EasyBCD에 PE 부팅이 있다는 것!!! 바로 그겁니다. 리눅스, 맥, PE 부팅까지 다 된다고 제가 소개해드린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전 PE 부팅을 활용해볼 생각을 못 했던 것이죠. 저는 정말 바보였습니다. ㅠㅠ 맨날 윈도우 7은 PE로 부팅하는거라고 강조해놓고 BCD에서 PE 부팅을 지원한다는 사실도 당연히 알고 있었는데도... 그래놓고도 BCD 편집해서 하드에서 설치하기 방법을 시도해볼 생각은 못하고 있었던 바보였습니다. ㅠㅠ

 

여기까지는 저의 푸념이었고 지금부터는 방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윈도우 7 원본 파일에서 SOURCES 폴더만 추출합니다. 다른 것들은 아무 것도 필요없습니다. SOURCES 폴더만 있으면 됩니다. 추출은 UltraISO 프로그램을 사용하셔도 되고 데몬 같은 가상드라이브에 마운트한 다음에 복사만 해오셔도 됩니다. 그런데 EasyBCD 작업 시에 윈도우 7 원본을 DVD 드라이브에 넣어달라는 메시지가 한번 나옵니다. 따라서 가상 드라이브에 마운트 해두시는게 좋습니다.

 

여담입니다만 UltraISO에도 가상드라이브 기능이 있습니다. 윈도우 7 버전과 관계없이 아주 오래전부터 호환 잘 되었습니다. 따로 드라이버 설치하는 개념이 아닌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저는 데몬이랑 이별한지 오래됐습니다. UltraISO 하나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으니까요.

 

복사하실 대상 드라이브가 비어있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어차피 폴더 1개만 달랑 복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에 쓰시던 자료 많은 하드에 넣으셔도 나중에 지우기 위해 구분하기 힘들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아무 곳에나 넣어주시면 됩니다. 저는 E 드라이브에 넣겠습니다. 단!!! 반드시 SOURCES 폴더는 루트에 있어야 합니다. WIN7 폴더 만들어놓고 그 안에 SOURCES 폴더 넣고 그런 식으로 하시면 절대로 안됩니다. 무조건 루트에 SOURCES 폴더를 넣어주세요.

 




 

 

 

 

 

이제 해줄 작업은? 네 바로 EasyBCD를 이용해서 PE 부팅만 지정해주시면 됩니다. 일단 EasyBCD의 기본적인 사용법은 지난번 포스팅했던 글을 참조해주세요.

멀티 부팅을 복구해보자 EasyBCD

 

 

 

정말 너무나도 간단하고 허탈한 작업입니다만... 딱 그림 3 장으로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Device\HarddiskVolume1\boot\boot.sdi

관련 오류가 나시는 분들은 부팅 데이터가 100mb짜리 숨겨진 파티션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http://snoopybox.co.kr/902) 따라서 디스크 관리자 diskmgmt.msc 를 실행하신 다음 시스템 예약이라는 이름의 100mb 파티션에 드라이브 문자를 할당해주세요. 그러면 해결될겁니다.

 

이게 끝입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모두 위 그림에 다 나와있습니다. 각자 파일을 어디에 복사해두셨는지에 따라 경로만 달라지겠지요. 그리고 부팅 메뉴에 들어가는 이름도 보기 편하실 대로 지정해주시면 됩니다. 이대로 끄고 재부팅하시면 멀티부팅 메뉴가 나타날 것이고 방금 만들었던 메뉴를 선택해주시면 DVD에서 설치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설치가 진행됩니다.

 

만약에 현재 BCD가 존재하는 곳을 포멧하지 않고 다른 파티션에 설치하게 된다면 저 설치메뉴는 남아있게 되니까 나중에 EasyBCD로 저 항목은 삭제해주시면 됩니다. 하지만 멀티부팅 설치를 하실거면 이 방법을 쓰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데몬에 넣고 윈도우 상에서 바로 설치 시작하시면 됩니다. 물론 32비트에서 64비트 설치 시작은 안되니까 그 경우에는 이 방법을 쓰시면 좋겠지요.

 

(추가1)

실제로 부팅메뉴에는 Description 과 상관없이 Ramdiskoptions [EMS 사용 가능] 으로 표시되더군요. 부팅시 선택하실 때 참고하세요.

 

(추가2)

윈도우 7은 바로 설치가 되지만 비스타의 경우 기존 방식과 동일하게 일단 복구모드로 들어가서 원본 SOURCES 폴더 안에 있는 SETUP.EXE를 실행해주셔야 합니다. 바로 설치는 안됩니다.

 

 

 

이상으로 허접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