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부분의 대기업 컴퓨터에는 윈도우 7이 설치되어 출고됩니다. 하드웨어 성능도 그만큼 향상되었고, 윈도우 XP는 2010년 10월 22일부로 완전히 단종되기 때문에 앞으로 윈도우 XP가 설치된 대기업 컴퓨터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현재 윈도우 7이 설치된 대기업 컴퓨터를 사용중이거나, 앞으로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이 내용은 반드시 알아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대기업 데스크탑 PC를 한번도 구매해본 적이 없습니다. 첫 컴퓨터는 중학교 1학년 때 구매한 펜티엄 75MHz 조립컴퓨터였고, 그 이후로는 전부 제가 직접 부품을 구매해서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사이릭스 233, AMD K6-2 350 등 옛날 생각이 많이 나네요.

비록 대기업 데스크탑은 구매해본 적이 없지만 대기업 노트북은 3번 정도 구매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인 노트북을 대신 구매해준 경우도 몇번 있는데, 제가 대기업 컴퓨터를 손에 넣으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하드디스크를 포맷하고 윈도우를 새로 설치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마 저랑 비슷한 분들 좀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사람들마다 이유는 각자 다르겠지만, 일단 저는 제가 사용하지 않는 프로그램들이 미리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 매우 싫습니다. 또한 그러한 이유 때문에 불필요하게 컴퓨터가 느려지고, 복구파티션 때문에 하드 용량을 낭비하는 것이 싫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조건 하드를 통째로 날리고 파티션부터 다시 잡아 윈도우를 새로 설치합니다.

그런데 윈도우 7이 탑재되어 있는 대기업 컴퓨터를 포맷하고, 깨끗한 윈도우를 새로 설치하실 생각이라면 반드시 그전에 먼저 라이선스를 백업해두는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본체 옆이나 노트북 바닥에 붙어있는 스티커 시디키가 무용지물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윈도우 XP나 비스타에서는 그 시디키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제 새벽에 제 블로그에서 한바탕 소동쳤던 분의 경험담을 들어보니 윈도우 7에선 그 스티커 시디키가 윈도우 7용 시디키가 아닌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 스티커 시디키 검사하기

일단 현재 윈도우 7이 탑재된 대기업 컴퓨터를 사용중이라면 아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스티커 시디키를 검사해보세요.


정상적인 시디키라면 아래 그림과 비슷한 형식으로 나올 것이고



잘못된 시디키라면 아래 그림처럼 오류가 발생하게 됩니다.



다행히 정상적인 시디키로 검사결과가 나왔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나중에 포맷하고 깨끗한 윈도우를 설치하더라도 그 스티커 시디키로 정품인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잘못된 시디키로 나왔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포맷하기 전에 반드시 SLIC 2.1 CERT 파일과 OEM SLP 키를 백업해야 합니다. 물론 인터넷으로 구할 수도 있겠지만 특정 모델마다 SLIC 2.1 테이블과 CERT 파일을 차별화 하는 대기업들도 많기 때문에 자신의 PC에서 추출해낸 CERT 파일만이 확실한 정품인증을 보장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설령 스티커 시디키가 정상이라 하더라도 웬만하면 이 라이선스 백업 작업은 해두시길 권장합니다.



2. SLIC 2.1이란 무엇인가?

대기업 PC에서 사용되는 라이선스는 일반 조립컴퓨터 사용자들이 구매하는 리테일 윈도우와 다릅니다. 대기업 PC는 출고당시 이미 정품인증이 되어있는 상태로 출고됩니다. 그런데 이 정품인증 방식은 마이크로소프트 정품인증 서버에 연결하지 않고 해당 PC 내에서 자체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요? 바로 바이오스에 해답이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제공하는 복구 DVD 한번쯤 구경해보신 적이 있죠? 모 쇼핑몰에 보니 삼성 복구 DVD를 판매하는 사람도 있던데



저런 복구 DVD는 일반 조립컴퓨터 사용자에게 무용지물입니다. 해당 제조사의 윈도우 7 탑재 모델이거나 혹은 윈도우 7 지원을 위해 SLIC 2.1 업그레이드된 바이오스를 제공하여 그걸 업데이트한 경우에만 설치했을 때 자동 정품인증이 됩니다. 일반 조립 PC에는 아무리 설치해봐야 자동 정품인증 되지 않습니다.

일반 조립 PC와 대기업 PC의 차이점은 바로 바이오스에 있는데 윈도우 7에서는 SLIC 2.1 방식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윈도우 7이 탑재된 삼성 컴퓨터를 구매했다면 아래 그림처럼 SLIC 2.1 테이블이 나오게 됩니다. 일반 조립 PC에는 기본적으로 이 영역 자체가 없습니다. 이 부분은 EVEREST 라는 프로그램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SLIC 테이블에 보면 OEM ID와 OEM Table ID가 있는데 이 두가지 정보가 OEM CERT(디지털 라이선스) 파일에 있는 정보와 일치해야만 정품인증이 됩니다. 물론 OEM SLP 키도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총 3가지 정보가 삼위일체로 맞아떨어져야 정품인증이 되는 방식입니다.




3. 무엇을 백업해야 하나?

여기까지 정확히 이해하셨다면 이제 무엇을 백업해야 하는지는 이미 정답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SLIC 2.1 정보는 BIOS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상관이 없고 OEM SLP 키와 OEM CERT 파일을 백업해야 합니다.


위 파일을 실행하신 다음 하단에 있는 Advanced 탭으로 갑니다. 그런 다음 우측에 있는 Backup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면 두가지 파일이 백업되는데 ProductId.txt 파일에는 OEM SLP 키가 저장되어 있고 인터넷 익스플로러 아이콘으로 표시되는 확장자 xrm-ms 파일은 OEM CERT 디지털 라이선스 파일입니다.



이 두가지 파일은 OEM PC의 생명입니다. 윈도우를 포맷할 생각이 있다면 반드시 따로 백업해둬야 합니다.

※ 스티커 시디키랑 다른데 정상인가요?

자꾸 댓글로 질문을 하셔서 여기에 적어둡니다. SLIC ToolKit 프로그램으로 추출한 시디키는 (즉 현재 설치되어 있는 윈도우의 시디키) 바닥에 붙어있는 스티커 시디키와 다릅니다. 달라야 정상입니다. 두 시디키는 종류 자체가 다릅니다. OEM SLP 키는 일반 컴퓨터에 설치해서 정품인증 받을 수 없습니다. SLIC 2.1 BIOS 컴퓨터에서만 CERT 파일과 함께 작동하여 자체적으로 정품인증 받을 수 있습니다.



4. 정품인증 받기

이제 세월이 흘러 컴퓨터를 포맷하고 윈도우를 새로 설치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때 반드시 원래 설치되어 있던 에디션과 동일한 에디션을 설치해야 합니다. 즉 일반적으로 대기업 PC에는 홈 프리미엄 버전이 탑제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분들은 홈 프리미엄 버전을 설치하시면 됩니다. 만약 그러지 않고 얼티밋 버전을 설치하게 되면 정품인증을 받을 수없습니다. 왜냐하면 백업해둔 SLP 키는 홈 프리미엄 키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보조 프로그램에 있는 명령 프롬프트에 우클릭 해서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합니다.



그런 다음 아래와 같이 입력합니다.

slmgr /ipk xxxxx-xxxxx-xxxxx-xxxxx-xxxxx


위 과정은 SLP 시디키를 입력하는 것입니다. 만약 설치시 시디키를 입력하는 화면에서 백업해둔 키를 미리 입력했다면 이 과정은 생략해도 됩니다.

다음은 OEM CERT 디지털 라이선스 파일을 설치하는 과정입니다.

slmgr /ilc C:\OEM.xrm-ms


파란색 부분에는 백업해두었던 디지털 라이선스 파일의 경로를 입력합니다. C 드라이브 루트에 파일을 먼저 복사해두고 입력하면 경로가 짧아지니 편리하겠지요. 또한 파일 이름을 짧게 줄이고 작업해도 됩니다. 파일 이름 자체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이렇게 시디키 설치와 디지털 라이선스 설치만 해주면 자동으로 정품인증이 됩니다.




만약 위 과정을 수동으로 하지 않고 설치시 자동으로 인증되는 나만의 OEM DVD를 제작하고 싶다면 지난번에 포스팅했던 글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2010/03/07 - [Windows 7] - 윈도우 7 OEM DVD 만들기



끝으로 이 글과는 별로 관련이 없지만 작년에 받았던 Windows 7 Ultimate Commemorative Edition 사진 올려봅니다. 윈도우 7 출시 기념으로 만든 스티브 발머 CEO의 싸인이 인쇄된 패키지인데, 그동안 필요성이 없어서 밀봉상태로 보관해오다가 윈도우 7 리테일 정품 패키지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해서 이번에 뜯어봤습니다. 그런데 별다른 내용물은 없더군요. 게다가 처음사용자용이 아니라 업그레이드용이라 허탈했습니다. ㅠㅠ